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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위로와 빛을 주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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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 - 온양장로교회 신언석 목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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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21일(일) 06:58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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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온양장로교회 전경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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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온양신문 |
아산시 모종동 넓은 땅에 별 하나가 내려온 곳, 눈이 부시다. 별을 바라보는 사람들 마음이 행복하다. 사람들은 하나 둘, 혹은 무리를 지어 별 속으로 들어간다. 사람들 마음이 반짝반짝 별처럼 빛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지붕 위에 오각형별이 둥실 떠 있다. 세상을 품는 품이 넉넉하고 따뜻한 교회라고 소문 난 온양장로교회이다. 예전에는 ‘죽 교회’라고 불렸고, 지금도 ‘죽 교회’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온양장로교회는 일제 치하를 거치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폐허와 가난이 아직 가시지 않은 나라,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도처에서 들리고 있던 1961년에 세워진 교회다.
교회가 세워진 그 이듬해에 부임한 유영소 목사는 캐나다선교부를 통해서 옥수수가루를 들여왔다. 교회 마당에 커다란 솥단지를 걸어놓고 강냉이죽을 쑤었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죽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섰다. 혼자 와서 죽을 먹었던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모님을 끌고 왔고, 죽 한 그릇 얻어먹었던 할머니는 가족들을 데리고 교회에 왔다. 처음엔 그저 육신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 마당에서 줄을 섰다. 하지만 죽을 먹던 사람들이 예배에 참석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작은 죽 한 그릇에서 꽃을 피운 희망은 근심과 탄식뿐이던 현실을 기쁨으로 바꾸었고, 사람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신앙생활에 매진했고, 교회가 나누는 일에 기꺼이 동참했다. 죽을 먹던 사람들 중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김을 다하는 사람이 있고, 목회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온양장로교회는 그렇게 세상 속에서 소금이 되었고, 빛의 사명을 충실히 이어갔다.
모두가 굶주리던 시절 죽을 먹여주어서 배고픔을 해결해 주었던 온장장로교회, 그렇다면 지금 온양장로교회는 세상에 무엇을 주기에 별처럼 반짝일까? 세상 속에서 어떻게 소금이 되고, 어떻게 빛이 되고 있을까?
온양장로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는 신언석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가 온양장로교회에 처음 부임했던 1991년도 아산은 관광도시였고, 밤새도록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었어요. 늦은 밤, 혹은 새벽에 거리에 나가보면 고성방가가 끊이지 않았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결론은 ‘예수님처럼 교회 담장 밖으로 나가자’는 거였어요. 예수님도 공생애 당시 성전에서 가르치지 않으셨어요. 햇볕을 가릴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광야나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말씀을 전하였고, 병자들을 고쳤고,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어요.”
1991년도에 온양장로교회에 부임했다면 30년이 넘는 세월이다. 신언석 목사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부임 당시 아산은 문화 불모지였어요.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었는데, 올림픽국민생활관이 들어왔어요. 지금은 평생학습관으로 바뀌었습니다만, 공연장이 생기자마자 음악회를 열게 되었죠. 그 당시 표를 판매한 금액이 400만 원 가까이 되었는데 전액 소년소년 가장 돕기에 기부했어요. 처음에는 교회의 장로들이 반대를 했어요. 왜 힘들게 그런 고생을 하느냐,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편하게 그 금액을 기부하라고 했어요. 우리 교회 성가대원만으로는 실력이 부족해서 당시 호서대학교 성악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몇 명 장학금을 주고 불러왔어요. 그러다 보니 적지 않은 경비가 들어갔는데 장로들 생각은 합창단을 운영하는 비용을 그냥 기부하자는 거였어요. 하지만 그건 창조적인 행위가 아니죠. 우리 온양장로교회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담장을 넘어서서 피는 꽃이 되기를 소원했고, 음악회는 그 첫 번째 걸음이었어요. 음악회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되었는데, ‘탈북자 가정 돕기’ 등 사역이 확장되면서 교인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적극 후원하게 되었어요. 교회 합창단이라고 해서 성가곡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절반은 가곡을 부르고 가요도 불렀어요. 그러한 시도와 노력이 교회 밖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온양장로교회는 담을 넘는 문화목회를 꾸준히 실천했다. 또한 세상에 나가서 세상을 보듬어 안는 예수님의 정신, 예수님의 사랑을 열심히 전했다. 물론 담임 목회자에게 교인들은 대단히 중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교회 밖의 사람들도 중요했다. 그런 신언석 목사에게 외국인 노동자들은 외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아산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 아닌가.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일하다 다쳤을 때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아이를 낳아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 인권이 보장된 나라에서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신언석 목사는 부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다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서 일하고 있던 후배목사가 찾아와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 후배목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안타까운 것은 불법체류자들은 일을 하다가 경찰에게 붙잡히면 아무 대책이 없이 본국으로 소환된다는 거예요. 그들의 애달픈 사정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그들을 돕기 위해서 지역 목회자 몇 분들과 함께 외국인노동자센타를 결성했고, 저희 교회 장로인 이재관 씨가 초대 센타장으로서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죠. 처음 시작은 그저 불법체류자들의 딱한 사정을 돕고자 하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 전부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그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건강한 단체로 발전했어요.”
신언석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그는 보배로운 사람이 틀림없다. 온양장로교회의 존재가, 또 신언석 목사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귀한 세상에 귀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살만한 세상이라고 하지 않던가. 신언석 목사는 아산 토박이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아산 사람이 된 지 30년이 넘었다. 다시 신언석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나는 동네에서 천자문을 가르치시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어요. 어머니는 기독교인이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엄한 아버지 옆에서 교회에 다닐 수가 없으셨어요. 어머니는 친정에 갔을 때만 교회에 가실 수가 있었고, 저 역시 외갓집에 가야면 교회에 갈 수가 있었어요. 하지만 외갓집은 1시간 이상 걸어가야 하는 마을에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때 말고는 갈 수가 없었고, 아버지는 교회에 가는 것을 몹시 싫어하셨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어요. 누워서 꼼짝을 못 하셨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저에게 성경을 읽어달라고 하시는 거여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 성경을 읽어드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성경을 읽어드리는 동안 어머니 얼굴에는 평안과 기쁨이 가득했어요. 저 역시도 예수님의 이적 사건들과 말씀들이 뭉클뭉클 다가왔지요. 저는 그렇게 예수님을 만났어요. 예수님을 만나니까 교회에 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 서천면에서 살았는데 교회는 이웃 옆 동네도 아닌 경천면에 있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30리 길을 걸어서 스스로 교회에 갔지요. 들판을 지나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가야만 되는 교회였어요. 아버지가 반대하셨지만 이미 아무 소용이 없었고요. 교회에 가서 만난 분이 온양장로교회 전임 목회자였던 이선주 목사님입니다. 그 당시 이선주 목사님은 제가 찾아간 시골 교회의 전도사님이셨어요. 이선주 목사님은 그때부터 돌아가시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의 멘토지요. 목회가 힘들다고 느껴지면 이선주 목사님을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힘이 납니다.”
30여 년이 지난 일인데도 신언석 목사는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전임 목회자를 기억의 창고에서 꺼내 놓고 있다.
“온양장로교회 담임을 맡고 있던 이선주 목사님께서 편찮으셨고, 갑작스럽게 소천하셨어요. 온양장로교회에서는 후임자로 저를 부르셨어요. 그 당시 저는 전북 이리제일교회 부목사로 있었어요. 그러면서 CBS전북방송 사역을 같이 하였고, 일본을 오가면서 심포지엄과 포럼 등에 참석하며 동북아 평화를 모색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선주 목사님이 돌아가신 후, 온양장로교회의 부름에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부임했어요.
이선주 목사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에요. 장례식 때 경찰 싸이카 부대가 나타났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돌아가신 분을 감시할 것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경찰들이 ‘오늘은 감시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가시는 길을 호위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경찰들은 또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선주 목사님은 진짜 목사였습니다. 할 말 다 하는 목사님이셨고, 또 이선주 목사님이 하셨던 말씀들은 진짜 꼭 해야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선주 목사님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가슴이 벅찼을까? 잠시 숨을 고르던 신언석 목사가 이야기를 이어간다.
“전임 목사님은 인권 설교를 많이 하시던 분이셨어요. 그래서 주일마다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와서 설교를 하나하나 메모해 갔었죠. 하지만 이선주 목사님은 경찰들이 있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아무 거리낌 없이 꼭 해야 하는 설교를 하셨어요. 시위 현장에서 선봉에 서셨고, 그로 인해 잡혀가는 일도 있었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이선주 목사님은 교인들은 물론 억압받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교인들은 목사님을 존경했고 따랐어요. ‘이선주 목사님이 진짜 목사였다’는 경찰들의 말은 지금까지도 제 가슴에 박혀 있습니다. ‘진짜 목사’라는 소리를 듣는 것, 그건 사람의 칭찬을 넘어선 하나님의 칭찬이 아니겠습니까.”
진짜 목사가 되기 위해서 많은 나날 고민했던 신언석 목사, 그는 어느 날 교인들로 하여금 서울에 가서 발 마사지(발반사) 훈련을 받게 한다. 30여 명의 교인들이 5개월간 발 마사지하는 것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자 온양장로교회는 발반사 사역을 시작한다.
발반사 사역, 다시 말하면 암환자들의 발을 마사지해서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이다. 예수님이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가까이하신 것처럼 온양장로교회도 아픈 사람들을 생각했다.
발반사 사역을 시작하자 암 환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교회에서는 식사와 차를 제공했다. 암 환자들은 아픈 것을 숨기다가 비로소 자신들의 아픔을 털어놓았고, 다시 만나면 아직 살아 있음을 서로서로 격려해 주었다. 그저 조금 돕자고 시작한 일인데 암환자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의 공간이었다. 그들은 종일 교회에 머물러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하지만 그 일은 코로나가 덮치면서 중단이 되었다.
발반사 봉사를 하던 성도들은 도시락을 만들어 노숙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시작했다. 신언석 목사와 온양장로교회 교인들은 생각했다.
‘노숙하는 사람들의 배고픔을 어떻게 외면한단 말인가?’
온양장로교회의 교인들은 노숙자들이 도시락을 먹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이키길, 노숙에서 벗어나 가정으로 돌아가길, 무슨 일이라도 일을 할 의욕을 찾기를, 그리고 신앙을 가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묵묵히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요즈음은 주간보호센타가 아주 많다. 모두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온양교회는 정부의 지원이 있기 훨씬 이전부터 노인주간보호센타 운영을 시작했다. 시작은 단순했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식사를 제공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홀로 집에 두고 먼 곳에서 살거나 혹은 하루 종일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의 짐을 나눠서 지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은 그 시작이 확대되어 재가복지와 맞춤돌봄까지 운영하고 있다.
온양장로교회가 보람을 느끼는 일들 가운데 또 하나는 2001년도에 시작한 검정고시반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와서 공부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하곤 한다.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공부를 못한 중장년층과 노년층들의 숨통을 트게 하고, 꿈을 꾸게 만들었다.
신언석 목사는 하나님 이야기, 교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척 즐거운 듯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교회는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교회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빛이고, 위로다.
교회 안과 교회 밖에서 행하는 일들로 인해 교회 밖 사람들에게 ‘교회다운 교회, 품이 따뜻한 교회’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온양장로교회, 분명 예수님도 칭찬하실 것이다. 그리고 온양장로교회가 있어서 참 기쁘다고 말씀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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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옛 교회에서의 신언석목사 취임식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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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발반사 사역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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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만나 사역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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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만나 사역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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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음악회(정기연주회)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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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음악회(정기연주회)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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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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